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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정치 논리로 문화행정의 전문성을 훼손하면 안된다(0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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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민예총 작성일08-03-13 14:01 조회4,89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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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문화 행정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이명박 행정부는 지난 2월 29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라 문화관광부의 공식명칭을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로 변경했다. 업무 영역에 있어서도 과거 국정홍보처와 정보통신부의 일부 역할을 포괄하도록 했으며 이에 따라 과거 1차관 2실 2본부 3국 5단 54팀이었던 조직이 2차관 3실 5국 2단 11관 62과(팀)로 확대되었다. 인원만도 100여 명이 늘어난 큰 규모의 조직개편이 이뤄진 것이다.

가장 주목하고 있는 문화부 개편의 내용은 문화콘텐츠산업 분야가 강화된 점이지만 이 못지않게 주목해야 할 점은 국정홍보의 업무가 거의 대부분 문화부로 넘어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과거 군사정권 시절 ‘문화공보부’ 구조로 회귀하여 권한과 규모가 과도하게 커진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현대 사회의 국가 운영에서 문화 분야 역할과 기능이 굉장히 다양해졌고 그에 따라 대부분 선진 국가들이 문화 행정에 고도의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특히 그렇다. 문화부의 업무영역 확대가 일견 외양적으로는 문화행정의 규모를 키운 듯 보이지만, 오히려 문화산업과 국정홍보 등 새롭게 부가되었거나 향후 강조될 것으로 보이는 업무 영역에 밀려 이제 겨우 자리를 잡기 시작한 기초예술진흥과 문화복지 증진 등 문화부 기본 업무 영역의 성장을 가로막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히 이명박 행정부의 첫 문화부 수장으로 임명된 유인촌 장관과 신재민 제 2차관의 면면을 살피면 그런 우려는 더욱 커진다. 유 장관의 경우 배우인 동시에 극단운영자로서 문화예술계에 오래 종사해온 인사란 점에서 경험과 능력은 인정하나 과거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 시장이었던 때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로 보여줬던 모습은 실망스러웠던 것이 사실이었다. 서울시가 거액의 예산을 투여해 만들었던 서울문화재단은 유인촌 장관이 대표로 있던 시기 순수문화예술 지원과 시민들의 문화향수권 신장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충실하기 보다는 보여주기식 대형행사 중심의 시정홍보에 더욱 힘을 기울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유인촌 장관은 이제 국가 문화 행정의 책임있는 수장으로서 과거 보여준 이벤트적 백화점 진열식 문화행정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신재민 전 조선일보 출판국 부국장의 제2차관 임명이다. 신 차관은 이후 신설된 홍보지원국을 비롯해 종무실·체육국·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의 소관업무를 담당하면서 유인촌 장관을 보좌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사실상 정부 대변인으로서의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신 차관은 지난 대선기간에도 6개월간 이명박 당시 대통령후보 선대위 언론위원회 메시지단장을 맡은 바 있다. 더불어 신 차관과 향후 국정홍보 업무를 담당하게 될 청와대 대변인으로 이동관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정무2비서관으로는 김두우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임명되었다. 방송통신위원장으로 내정된 최시중 전 한국갤럽 회장도 동아일보 정치부장 출신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오랜 정치적 파트너였다. 특정 언론 출신들이 새 정부의 국정홍보 및 대언론 행정라인을 총괄하게 된 것에 대해 벌써부터 언론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통령이 자신과 정치적 입장을 함께 하는 이들과 함께 정치를 펼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비판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문화행정의 중요성을 감안하자면 해당 분야 전문성이 보다 검증된 인사를 고용하는 게 이명박 행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실용적 가치에 합당한 일이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정치적 목적이 지나치게 앞서 있는 인사란 점에서 아쉬움과 우려를 지울 수 없다. 문화영역에 지나친 정치논리의 개입은 언제나 실패와 부작용으로 드러났음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진정한 실용이란 이념이나 정치적 입장을 떠나 능력 있는 인사를 적합한 곳에 활용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유인촌 장관도 취임사에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립을 부추기는 것들을 없애고 문화부내에서 만이라도 이념이 아닌 인간성에 근거한 문화로 소통”할 것을 밝힌바 있다. 이 취임사가 단순한 립서비스에 그치지 않고 그 무엇보다 문화적 가치가 우선하는 문화행 정의 전문화가 실현되기 바란다.



2008년 3월 6일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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